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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순간의 시간은 잘 안가는 듯 하기도 했다.

화장실이 엄청 급한 순간, 엘리베이터는 엄청 천천히 간다.

일하기 싫은 날의 오후는 거의 멈춰있듯이 흐르지 않는다.

아까 3시 20분이었는데 지금 3시 24분이다. 고작 4분 흘렀다니ㄷㄷㄷㄷ

이런 순간 누구나 있으리라고 본다.


그런데.

길게 보면 시간은 항상 엄청 큰 걸음으로 슝~~ 지나 있다.

2020년도 다 지나갔고, 나는 34살이 되었다.

세상에.. 내나이가 벌써 34살이라니ㄷㄷㄷ



이직을 고민하고 이사를 고민하고 임신을 계획하던 시간들이 훌훌 지나,

이직은 못했고 전세집은 구했으며 우리의 애기는 1월말 짜쟌 예정이다.


2020년을 돌이켜 생각해보면

코로나로 인해 매출은 직격탄을 맞았고, 와이프와 함께 하고 싶었던 태교여행은 다 물거품이 되었으며

5월에 와이프와 블라디보스톡 놀러가려고 끊었다가 취소된 항공권은 아직도 환불을 받지 못했고

하루에 1개씩 썻으니 마스크는 거진 280장 이상은 소모했다.


마스크 종일 쓰고 살고 손도 엄청 씻어댔더니 감기도 안걸리고 올해를 보내는 중이다.

독감주사도 무서워서 안맞고 지나갔다. (사망자가 너무 많았다.)(난 쫄보니깐, 할 일과 책임이 많으니깐)


시간은 돌이겨 보면 무서울 정도로 빠르다.

고등학생이던 시절도 얼마 전 같고

군대에서 뺑이치던 시절도 얼마 전 같고

대학생이던 시절도 얼마 전 같은데(대학생이 최고였어..)

나는 이미 예비역도 아닌 민방위에 편성되어 있는 아저씨가 되어 있다.


시간이 너무너무 빠르다. 무섭기도 하다.

학창시절에 새로 선생님이 왔는 데 28살, 30살이라고 하면 "와~ 나이 많다!!" 막 이러고 나이로 놀리고 장난쳤다.

신입생 때 25,26살 선배들 보면 거의 선배라기보단 삼촌들이었고.


지금 생각해보면 25,26,28,30 다 아직 어리고 세상물정 모르고 배울 게 많은 나이인데ㅋㅋ

지금의 나는 저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버렸다.


훗 날 돌이켜보면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내 나이 역시 어리고 피래미 같은 시절이라고 느끼는 날이 오겠지??


난 아직 어른이 될 준비가 안된 거 같은데, 어른수업을 들은 것도 아닌 거 같은데

내년이면 아빠가 되고 30대 중반이 된다.


마음의 준비도 없이 중식당 코스요리 먹듯이 멍하니 즐기다가 이 나이가 된 거 같아서 지나온 시간이 아쉽기도 하다.


지나간 시간은 언제나처럼 아쉽다.

지금도 소중하고 좋지만, 다시 과거로 돌아갈래?라고 묻는다면 내 대답은 언제나 YES일 것 같다.


얼마 전에 MBC 놀면뭐하니에서 윤종신이 "나이"라는 곡을 불렀다.

나는 이 노래를 26?27? 떄부터 좋아했다. 윤종신 노래 자체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가사에서 숨이 막히는 공감을 느껴서 이기도 하다.

그 때도 나이먹음에 대한 고찰이 있었는 데, 이젠 더 빠른 속도로 시간과 나이를 지나가고 있는 듯하다.


지나간 시간과 과거에 대해서는 언제나 후회가 있다. 치열하게 살지 않은 순간들에 대한 후회이니 내가 안고 가야할 부분일 것이다.

그 후회의 순간&시간을 최소화 하는 내일을 그려나가는 게 꿈 꾸는 이상적 그림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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