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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조직이라 하면 여기서는 회사를 의미하겠다.

 

회사를 다니면서 하던 생각 중에,

저 사람은 저렇게 많은 일을 하고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데, 저분이 갑자기 내일부터 안 나오면 회사 큰일 나겠다~

이 생각 종종 해봤다.

실제로 회사마다 부서마다 업무를 엄청나게 담당하고 있거나

일을 정말 잘해서 그 업무의 시스템을 독자적으로 만들어냈거나

그 업무를 담당할 사람이 그 사람 하나뿐이어서 독박으로 일을 했다거나

장기근속자라서 모든 업무의 히스토리를 다 안고 있는 분들이 어딜 가나 존재한다.

 

, 참고로 이런 류의 아이디어는 중소기업에서 많이 보고 느낄 수 있다.

부사수가 있어야 하는 데, 인건비 부담으로 인해 1명이 해당 업무를 100% 커버하고 그 업무가 공유가 안되는 상황이 중소기업에서 많이 확인 가능하다.

이러한 인원이 갑자기 하루아침에 사라진다면, 그 업무를 다른 사람이 대신 커버해야 하는 데 이게 정말 여간 복잡하고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담당자만이 알고 있는 정보와 업무처리 방법이 있을 텐데 아무도 그걸 모르는 상황에서 모르는 업무를 즉각적으로 핸들링해야 하기 때문이다.

 

저 사람 스트레스 때문에 빡쳐서(?) 내일부터 그냥 안 나오거나 바로 다음 주에 이직하면 회사 볼만하겠다~

안 망하면 다행이겠다~

이런 이야기는 다른 직원들이랑도 하기 쉽다. 그리고 어렵지 않게 들린다.

 

하지만 회사는 그 대단한 1명보다 더 막강하다. 개인적으로도 많이 놀라고 흥미로웠는데 정말로 그러하다.

조직을 우습게 보면 안 된다. 회사는 그 대단한 직원이 사라져도 결국은 그 자리를 커버하고 다시 정상적인 사이클을 돌린다.

괜히 회사가 아니구나 하는 것을 여러 번 봤다.

드라마 비밀의숲2에서 그룹사의 회장인 이연재(윤세아 역)가 하는 대사 중에 직원 하나 때문에 조직이 어려워지면 그게 회사냐!”라는 내용의 샤우팅이 있었다.

사실이다. 회사는 그 한 명보다 강력하다.

 

출처 : 드라마 비밀의숲2
출처 : 드라마 비밀의숲2

 

구매업무를 혼자 하시던 분이 갑자기 퇴사를 하셨지만 결국은 정상적으로 원료구매하고 전표 끊고 다 했고

생산관리하시던 분이 과도한 스트레스로 퇴사하셨지만 결국 생산팀에서 커버를 해줬다.

영업관리하던 천재 여직원이 스카우트를 받아 이직했지만 다들 그 업무를 n/1 해서 결국은 주문받고 처리하고 다 했다.

신용장 업무를 전담하던 직원이 사라졌지만 다들 알아서 공부하고 찾아서 이제는 문제없이 업무가 진행되고 있다.

 

심지어 회사의 대표가 장기간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도 아무런 문제 없이 회사는 돌아갔다.

 

신기한 일이다. 한 명 한 명의 인원이 모여서 회사가 되었는데, 미시적으로 보면 그 인원이 모두가 소중하고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기에 회사가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것이라고 느껴진다.

하지만 멀리서 거시적으로 보면 개개인이 모여서 이루어진 회사는 결국 그 Size로 작은 손실과 결함을 다 커버하고 있는 것이다.

 

거지 같은 회사에 근무 중이라 나중에 엿 먹이겠다는 마음으로 갑자기 사라져도 그 회사는 한 달 정도의 기간이면 다 원상복구된다.

이성을 잃고 자료를 삭제하고 퇴사하면, 법적인 소송에 휘말릴 수도 있으니 그러진 말고ㅋㅋㅋㅋ

개인의 경력은 어딜 가나 따라다니니 끝맺음도 잘해야 한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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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통은 어느덧 나와 오랜 시간을 함께한 동반자가 되었다.

지속적인 두통을 처음 느낀 게 벌써 10년 전이니깐 강산이 변하는 동안 나와 함께한,

나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이끌어낸 끈기 있는 관종이다.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두통약을 나의 상비약으로 당연히 준비되어야 할 준비물이었다.

해외출장 갈 때 가장 먼저 챙기는 건 당연히 두통약이었고

사무실에서도 내 서랍엔 두통약이 존재하며, 내 차에도 당연히 있다.

 

그 사이 타이레놀은 더 이상 말을 듣지 않는 거 같아서 이지엔식스로 갈아타서 먹고 있다.

약 사먹은 돈으로 대웅제약 주식을 샀으면…. 어휴ㅋㅋㅋㅋㅋㅋㅋㅋ

 

 

두통이 최고조였던 시기를 골라보자면, 나의 지옥 같았던 전 직장과

지금 직장에서 스트레스 쎄게 받았던 때인 거 같다.

그땐 정말로 매일 약을 먹었다. 머리 양 옆이 지끈거리고 두꺼운 고무관 안쪽을 무언가가 힘겹게 지나가는 듯한 통증이 계속 있었고

요즘 들어서는 나의 머리를 5:5 가르마로 갈라서 왼쪽 뒤통수가 띵하게 계속 아팠다.

 

두통 없이 사는 사람들이 부럽다. 전 직장에서 지금 직장으로 이직하기 전에 2개월 정도 쉰 기간이 있는데, 그땐 정말 아팠던 기억이 없다.

아니, 아팠는데 그 기간 동안에 내가 너무 편해서 아팠던 기억이 삭제되었는지도??ㅋㅋㅋㅋㅋ

 

나보다 더 강한 스트레스와 함께 살아가는 직장인들과, 한 회사를 운영하시면서 엄청난 스트레스와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가고 계시는 우리 아부지께 존경을 표한다.

아부지의 수납장에 가면 게보린이 언제나 있었다. 나처럼 줄기차게 드시는 거 같진 않지만, 그래도 두통약을 상비약으로 가지고 계신다는 것은 그만큼 아프셨다는 건데. 가슴이 먹먹해진다.

 

두통이라는 강력한 관종과 함께 살아온 10년이라는 세월 동안에 신경외과도 가보고 통증의학과도 가봤다.

신경외과에서 처방해 준 약은 그 때만 괜찮고 2달 지나니,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고

워낙 안 좋은 자세로(지금도 그러고 있었네??ㅋㅋ) 앉아서 일하다 보니 일자목을 지나 역커브형 목이 된 나의 자세로 인해 머리가 계속 아픈 거 같아서 통증의학과를 다녀봤지만, 사실 나아지지는 않았다.

 

이젠 두통과의 동행을 그만하고 싶다. 차가운 이별 선언이 가혹하다면 분기 별로 한 번씩만 나를 찾아와줘도 괜찮을 거 같다.

오늘 오전에도 딱 아프려고 머리에서 시동을 거는 느낌이 들길래 더는 못 참겠다. 하고 두통과 관련된 병원을 다시 수소문했다.

지금 내 나이에 벌써 이렇게 아프다간 할아버지 되기도 전에 큰 일이 날 꺼 같아서 미리 화재진압하는 마음으로 병원을 다녀보려고 한다.

 

나와 같은 만성두통 환자들이 이 글을 본다면, 제발 우리 참지 말고 게보린, 타이레놀, 그날엔, 이지엔식스 그만 사먹고 병원가서 제대로 진찰을 받아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냥 동네에 신경외과 가지 말고

대한두통학회, 대한신경과학회 찾아보고 믿을만한 의사와 믿을만한 병원을 찾아가기 바란다.

나와 같은 고통은 내가 이미 충분히 느껴본 거 같으니, 다른 사람들은 이런 고통 없이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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